백성들에게 나라에서 직접 대출을 해주는 제도는 기존에도 존재했다.
동양에서 뿐만 아니라 서양에서조차 일반 백성이 사사로이 대부업을 하는 것을 금하는 조치들을 취하는데 이런 것을 국가에서 제재하는 이유는 당연히 힘없고 나약한 일반백성들을 지키기 위해서이고 국가경제를 건전하게 유지시키기 위함이었다.
조선도 고리대금업자들을 막기 위해서 대동청을 통해 이자없이 돈을 빌려주는 제도를 마련했다.
다만 제도를 운영하기 위해 원금의 5푼의 수수료가 붙을 뿐이었다.
인종이 이런제도를 마련한 것은 단순히 고리대금을 없애기 위한 것만은 아니었다. 이 일은 국가가 백성에게 해야하는 기본제도였기 때문이다.
승자 독식의 자본주의는 사실 인본주의 사상의 반대에 위치한다. 자본주의의 꽃이라는 대부업은 전통적으로 모든왕조 국가들이 억제책을 실시하거나 금하는 업종이다.
모든 백성이 자유롭게 자신이 생산한 생산물을 시장에 내다 팔아 부를 축적하는 것은 인정하되, 그렇게 모인 돈 자체를 상품으로 하여 고금리의 이자를 받고 빌려주고 되받는것은 국가경제를 좀먹는 것으로 규정되었다.
그런생각을 하는 가장 큰 근거는 돈을 발행하는 주체가 국가이고 국가는 백성들의 세금으로 운영되기 떄문에 그 혜택 또한 모든 백성에게 돌아가야 하며, 그것으로 인해 백성들이 곤란한 상황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비롯되었다.
비롯 조선뿐만 아니라 이 땅에는 오래전 삼국시대 때부터 이런제도를 시행해왔는데, 고구려에서는 진대법을 신라에서는 점찰보를 설치 운영했다.
고려에서는 흑창과 의창등 이름을 바꿔가며 백성들의 살림을 살폈다. 이게 조선으로 이어져 운영되던 제도는 환곡이다.
화폐 자체가 쌀과 포목 등이기에 주로 환곡은 쌀을 빌려주고 약간의 이식 즉 이자를 받아 운영되었다. 이는 어려운 백성들에게 큰 도움이 되었던 제도이다.
허나 국가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한체, 탐관오리나 일부 토호들이 제도를 악용하면 문제가 발생하는데, 이는 현대의 정치와도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이런 환곡제도를 대동청으로 이관하여 대출제도를 만드는데 대출제도 또한 일반백성들의 생활안정자금을 위한 대출과 상인과 공인들의 사업확장 및 자금유통을 위한 대출로 나뉘게 되었다. 사람사는게 오늘날과 크게 다르지 않고 닮아 있다.